고객의 95%는 오늘 안 산다 — 그런데 왜 광고를 미리 깔아야 할까
"이번 달에 광고 돌리면, 이번 달에 매출로 돌아오는 거죠?"
광고 예산을 처음 편성하는 브랜드 대표님들이 가장 자연스럽게 하는 기대입니다. 그리고 이 기대는 광고 성과를 즉시 회수 가능한 것으로 전제합니다 — 이번 주에 뿌린 광고비는 이번 주에 만난 고객에게서 회수돼야 한다고요. 그런데 마케팅 연구가 반복적으로 확인해 온 사실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. 지금 이 순간, 우리 광고를 보는 사람의 대부분은 아직 살 때가 아닙니다.
이번 글은 시리즈 3편으로, "왜 지금 안 살 사람에게까지 광고를 깔아야 하는가"라는 질문을 다룹니다. 인지도 광고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가장 유명한 프레임, 95:5 룰입니다.
TL;DR — 3줄 요약
- 호주 에렌버그-바스 연구소(Ehrenberg-Bass Institute)의 존 도스(John Dawes) 교수가 정리한 95:5 룰: 어떤 시점이든 시장의 구매자 중 지금 구매 상태(in-market)인 사람은 약 5%뿐이고, 나머지 95%는 아직 살 때가 아닙니다(out-of-market).
- 전환 광고는 이 5%를 두고 벌이는 경쟁입니다. 5% 안에서의 경쟁은 갈수록 비싸지고, 볼륨의 상한도 그 5%가 정합니다.
- 인지도 광고의 일은 나머지 95%의 기억에 미리 자리를 잡는 것입니다. 그들이 언젠가 5%로 넘어오는 순간,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요. 구매는 광고를 본 날이 아니라, 필요가 생긴 날 일어납니다.
용어 정리 — in-market과 out-of-market
| 용어 | 뜻 | 이 사람에게 광고는 |
|---|---|---|
| in-market (구매 상태) | 필요를 인지했고, 지금 알아보고 비교하는 중 | 전환 광고가 작동하는 구간 — 검색하고, 클릭하고, 산다 |
| out-of-market (비구매 상태) | 언젠가 살 수 있지만 지금은 살 이유가 없음 | 전환 광고가 안 먹히는 구간 — 대신 기억에는 남는다 |
중요한 건 이 두 상태가 고정된 집단이 아니라는 점입니다. 사람들은 필요가 생길 때마다 out-of-market에서 in-market으로 끊임없이 넘어옵니다. 침대가 꺼졌을 때, 이사할 때, 아이가 태어났을 때, 프로젝트 예산이 잡혔을 때. 문제는 그 시점을 브랜드가 정할 수 없다는 것 — 고객의 사정이 정합니다.
95:5 룰 — 어디서 나온 숫자인가
95:5 룰은 에렌버그-바스 연구소의 존 도스 교수가 제시하고, 링크드인 B2B 인스티튜트의 피터 와인버그·존 롬바르도가 널리 알린 프레임입니다. 원 맥락은 B2B였습니다 — 기업용 소프트웨어, 은행 서비스처럼 몇 년에 한 번 사는 상품은 어느 분기를 잘라 봐도 시장의 약 5%만이 실제 구매 검토 중이라는 것입니다. 도스 교수 본인도 이것이 정밀 측정치가 아니라 어림 규칙(heuristic)이라고 말합니다. 구매 주기가 짧은 소비재라면 5%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. 하지만 핵심 구조는 같습니다. 어떤 카테고리든, 지금 광고를 보는 사람의 압도적 다수는 오늘 살 사람이 아닙니다.

이 룰이 뒤집는 통념이 하나 있습니다. 많은 광고주가 "광고 집행 → 몇 주 내 매출"을 기대하지만, 95%의 고객에게 광고의 효과는 몇 주 안에 나타날 수가 없습니다. 그들은 아직 살 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. 광고가 효과가 없는 게 아니라,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고객의 구매 주기에 묶여 있는 것입니다.
→ 광고주 시사점: "광고 한 달 돌려보고 매출 안 나오면 접자"는 판단 기준은 5%짜리 시장에서만 작동하는 채점표입니다. 이 기준으로는 어떤 인지도 광고도 통과할 수 없습니다 — 애초에 95%를 향해 설계된 광고이기 때문입니다.
그럼 95%에게 광고하는 건 낭비 아닌가요
"어차피 지금 안 살 사람이면, 살 때가 됐을 때 광고하면 되잖아요?" 합리적인 반문입니다.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두 개 있습니다.
함정 1 — 살 때가 된 순간은 이미 늦습니다. 고객이 in-market으로 넘어오는 순간, 그는 빈 머리로 검색을 시작하지 않습니다. 이미 알고 있는 브랜드 2~3개를 후보로 놓고 시작합니다. 마케팅 연구에서 말하는 정신적 가용성(mental availability) — "그 카테고리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" — 이 이때 작동합니다. 이 후보 목록에 없는 브랜드는 비교 대상조차 되지 못한 채 탈락합니다. 기억은 필요할 때 만드는 게 아니라 필요해지기 전에 쌓아두는 것입니다.
함정 2 — 5% 안의 경쟁은 모두가 하고 있습니다. in-market 고객은 시장의 모든 경쟁사가 전환 광고로 조준하는 대상입니다. 입찰이 몰리니 클릭 단가는 오르고, 그 좁은 풀 안에서 아무 기억 없이 만난 브랜드가 선택될 확률은 낮습니다. 1편에서 본 "우리가 데운 고객이 옆집에서 결제하는" 구조가 여기서도 반복됩니다 — 후보 목록에 미리 들어가 있던 브랜드가 5% 구간의 경쟁에서도 이깁니다.
→ 광고주 시사점: 인지도 광고는 "지금 안 살 사람에게 낭비하는 돈"이 아니라, 미래의 in-market 순간에 후보 목록 안에 있기 위한 선불 결제입니다. 반대로 전환 광고만 하는 브랜드는 매 분기 5%의 낯선 사람들에게 자신을 처음부터 다시 소개해야 합니다.
두 광고의 분업 — 다시 파이프라인으로
95:5 룰을 시리즈의 프레임에 얹으면 이렇게 됩니다.
- 인지도 광고는 95%를 향합니다. 지금 팔리지 않아도, 그들의 기억에 브랜드를 심어 in-market으로 넘어오는 순간을 준비합니다. 성과는 브랜드 검색량, 도달 누적, 그리고 몇 달 뒤 전환 광고의 효율로 나타납니다.
- 전환 광고는 5%를 향합니다. 지금 검토 중인 사람을 놓치지 않고 회수합니다. 성과는 즉시 CPA·ROAS로 나타납니다.
- 그리고 이 둘은 같은 고객의 다른 시점입니다. 오늘의 95%가 내일의 5%입니다. 인지도 광고 없이 전환 광고만 하면 미래의 5%가 우리를 모른 채 넘어오고, 전환 광고 없이 인지도 광고만 하면 애써 준비시킨 고객을 넘어오는 순간에 놓칩니다(1편).
지금 바로 점검할 것 — 체크리스트 4가지
- 우리 카테고리의 구매 주기를 먼저 적어보세요. 고객이 몇 달(혹은 몇 년)에 한 번 사는 상품인지에 따라 in-market 비율의 감이 잡히고, 광고 성과를 기다려야 하는 기간도 거기서 나옵니다.
- 광고 평가 기간을 구매 주기에 맞추세요. 구매 주기가 6개월인 상품의 인지도 광고를 4주 매출로 평가하고 있다면, 채점표부터 바꿔야 합니다.
- 전환 광고 볼륨이 정체됐다면 5%의 상한을 의심하세요. 최적화를 아무리 해도 전환수가 안 늘어난다면, 지금 in-market인 풀 자체가 소진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. 이때 필요한 건 더 정교한 타겟팅이 아니라 95%를 향한 수요 창출입니다.
- "지금 사세요" 말고 "기억하세요" 메시지가 있는지 보세요. 모든 소재가 할인·프로모션(5%용)뿐이라면, 95%에게 남길 기억이 없는 것입니다. 카테고리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콘텐츠가 이 역할을 합니다.
마무리
광고의 시제를 바꿔 생각하면 예산 회의가 달라집니다. "이번 달 광고비로 이번 달 매출을 산다"가 아니라 — "이번 달 광고비로 이번 달의 5%와, 다음 분기의 95%를 함께 산다"입니다. 다음 편에서는 이 95%에게 쌓은 관심을 지키지 못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, 경쟁사가 우리 브랜드의 수요를 가로채는 실측 데이터를 다룹니다.
인포크의 크리에이터 시딩은 95%의 피드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인지도 자산을 만들고, 그 콘텐츠를 전환 광고로 이어 5%의 순간을 잡습니다. 우리 브랜드의 95% 전략이 궁금하시다면 아래에서 상담을 신청해 주세요.
95:5 룰은 에렌버그-바스 연구소 존 도스 교수가 B2B 시장 맥락에서 제시한 어림 규칙(heuristic)으로, 정밀 측정치가 아니며 카테고리·구매 주기에 따라 실제 비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(원문: marketingscience.info, "The 95-5 rule is the new 60:40 rule"). 본문의 광고 운영 서술은 일반적 가이드로, 개별 브랜드의 시장 상황에 따라 최적 구성은 다를 수 있습니다. 이 글은 인포크 내부 캠페인 데이터를 인용하지 않았습니다.